워닝 이야기 1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우회 접속 가이드 삭제 명령해…

원래 이 블로그는 방심위가 차단한 사이트에 접속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가이드를 만들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써보려고 해요. 검열 우회 방법과 한국의 인터넷 검열 역사 그리고 다른 좋은 것들을 연재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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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미디어오늘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보도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시민단체 진보네트워크센터가 작성한 우회 접속 방법을 삭제하라고 명령한 것이 아닌가. 사이트를 차단하는 걸 넘어서 이제 우회하는 것까지 틀어막겠다 이거다.

당연히 진보네트워크 측에서는 반대 성명을 냈다. 이의 신청이 받아드려지면 공은 상위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로 넘어가게 된다.

미디어오늘 구독자가 아니라서 기사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속기록도 살펴보았다. 12월 7일에 공개한 제88차 통신심의소위원회 회의록에 관련된 내용이 있었다.

다음은 통신심의소위원회에서 실제로 한 발언들이다.

○ 양귀미 사회법익보호팀장- ‘차단사이트 우회접속 조장’ 관련입니다. 심의번호 <706번>~<823번>까지 118건은 위원회가 불법정보라고 판단하여 접속차단 조치한 해외서버사이트에 대해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들이 우회적으로 접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우회접속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적용조항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44조의7제1항제9호 및「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제7조제4호입니다. 심의번호 <706번>~<810번>까지 105건은 ‘해당 정보의 삭제’, 심의번호 <811번>~<823번>까지 13건은 ‘접속차단’ 건의 드립니다.

○ 김재영 위원- 이 정보에 대해 전에 심의한 적이 있었나요?

○ 양귀미 사회법익보호팀장- 예, 있었습니다.

○ 김재영 위원- 있었나요?

○ 양귀미 사회법익보호팀장- 4차례정도 있습니다.

○ 김재영 위원- 통신심의소위원회에서 어떻게 결정하였나요?

○ 양귀미 사회법익보호팀장- 시정요구 하셨습니다.

○ 김재영 위원- 시정요구 해 봐야 우회하는 방법이 또 나올테고. 뛰는 놈위에 나는 놈, 이런식이 되는 거죠. 어떻게 취할 수 있는 방법도 딱히없는 건가요?

○ 양귀미 사회법익보호팀장- 저희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서 시정요구 조치하는 방법으로 적극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 김재영 위원- 그럼저희가 시정요는 결정은 하되 그게 어떤실효성도 사실상 갖기는 어려운상황이라고 봐야 되겠네요.

○ 양귀미 사회법익보호팀장- 단순우회접속 정보를 알려주는 경우는 저희가 문제 삼지 않는데, 위원회에서 불법정보로 차단한 사이트에 대해 우회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경우는 불법이라는 것을 이러한 조치를 통해서 알려주는 효과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재영 위원- 예, 알겠습니다.

○ 황성욱 소위원장- 다른 의견 없으시죠? (“없습니다” 하는 위원 있음) 사무처 의견대로 전원 의결하겠습니다. 다음 건이요.

즉 이 사람들 말은 불법 사이트에 접속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것이다.

근데 이게 사실 되게 어처구니가 없는 논리다. 왜 그런지 보자.

우선 진보네트워크가 가이드에서 예시로 된 사이트는 노스코리아테크라는 언론 사이트였다. 아마 저 글을 쓴 시점인 2016년에는 차단되어 있었나 보다.

사유는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하는데 사실 이 사이트는 종북 사이트가 아니라 영국인 기자가 운영하는 북한 ICT 전문 웹 사이트다. 단순 팩트만 적혀있을 뿐이지 북한을 찬양하는 글 따위는 없다.

무엇보다 노스코리아테크는 지금 차단이 되어있지도 않다는 사실이다. 워낙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차단되어서 영국인 기자가 직접 우리나라 법원에 소송을 걸었고 방심위가 패소해 지금은 문제없이 접속 가능한 사이트다.

합법적인 사이트를 예시로 들었다고 불법 사이트 접속을 운운하다니. 이 사람들 도대체 어떻게 일처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는 기억하지도 않겠다는 것인가?

참 무능한 사람들이다. 저 사람들 먹여살리는 내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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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진보네트워크에 저 가이드를 퍼와서 가공해도 괜찮은지 허락을 구하는 이메일을 보낸 상태다.

허락이 떨어지면 가이드를 기반으로 다음 글은 우회 접속 가이드를 직접 작성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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